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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3040칼럼] 칭찬은 대구를 창의적으로 만든다

20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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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말하는 ‘악마의 옹호자’
배타적인 도시에는 발 못붙여
오로지 한가지 색깔만 존재
소통과 배려 갖춰야 도시 활기
상대방 생각과 행동 인정해야

‘악마의 옹호자’라는 말이 있다. 기독교에서 유래된 말로 신앙의 증인이 될 만한 사람을 성인으로 인정하고 추대하는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반대의견을 말하는 사람을 뜻한다. ‘성인으로 인정하는 것을 반대하니 악마를 편드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악마의 옹호자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여러 의견을 모으고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위한 의도적 장치였다.

우리나라 대기업에서도 악마의 옹호자 제도처럼 반대 의사 표현 장치를 제도적으로 마련한 곳이 있다. 어떤 부서가 특정 안건을 발표하면 정해진 순번에 따라 다른 부서의 임원이 그 안건에 대해 반드시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 반대자로 정해진 임원은 안건의 내용을 미리 확인해 사전에 많은 검토를 한 후 참석하기 때문에 안건을 준비한 부서와 팽팽한 논리대결을 펼치면서 경영에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고 한다.

종교에서 유래된 악마의 옹호자가 경영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는 이유는 뭘까? 부장이 “짜장면”이라고 말하면 그날 회식 메뉴는 짜장면으로 결정되는 조직문화, 서로 눈치를 보다가 윗사람이 의견을 제시하면 모두 “예스”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조직문화, 이런 조직문화에서는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자성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반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역동적인 의견 교환을 통해 최적의 대안을 찾아가는 경영 시스템을 악마의 옹호자에서 찾았을 것이다.

‘반대’와 ‘다름’을 이야기하는 악마의 옹호자가 쉽게 발붙일 수 없는 곳을 배타적인 도시라고 한다. 부끄럽게도 대구는 배타적인 도시라는 오명을 꽤 오랫동안 갖고 있었다. 그동안 대구는 무뚝뚝하고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도시 이미지로 다른 지역이나 외국인으로부터 오해를 받아왔다. 2010년 대구시민의 의식을 조사한 결과 시민들은 의리와 명분, 정 등 긍정적 면보다 보수성, 배타성, 무뚝뚝함 등 부정적 면이 크다고 답했다고 한다.

“됐나? 됐다!” “우리가 남이가?” 이런 배타적 공동체문화에서는 다양한 색깔이 존재하기 힘들다. “짜장면”만 존재하고 “예스”만이 울릴 뿐이다. 배타적 문화속에서는 오로지 한 가지 색깔만이 자란다. 배타적 사회에서 컬러풀 대구는 요원한 구호일 뿐이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이런 배타성을 극복하고 배려하고 소통하는 문화로 도시의 품격을 높여야 한다는 자성이 활발히 쏟아지고 있음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구시는 시민 간의 소통과 배려로 친절한 시민성을 회복하고, 이를 지역사회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해 도시 이미지 제고와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미소친절 대구’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미소친절 운동이 대구의 얼굴을 바꾸면서 나아가 창의적이고 성숙한 도시로 품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소친절 운동에 ‘칭찬하기’도 덧붙였으면 한다. 성숙한 칭찬은 나와 다른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을 인정하는 행위다. 배려하면서 상대방을 인정하고 높이는 성숙한 행동이다. 악마의 옹호자까지도 배려하면서 그들의 의견에 칭찬할 수 있는 문화를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패하는 루저에게도 격려와 칭찬의 박수를 보내는 사회에서 살아간다면 얼마나 멋질까.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다. 창의적이라는 말은 기존의 관점과는 또 다른 시각에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볼 때 가능하다. 그래서 창의적인 사람이 가끔은 악마의 옹호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반대로 너그럽고 다름을 배려하면서 나아가 칭찬할 수 있을 때 창의적 인재들이 자랄 수 있다. 창조경제수도의 터전이 더욱 단단히 다져질 수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나와 다른 의견, 다름을 받아들이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성숙한 칭찬으로 창의적이고 성숙한 도시, 대구 공동체를 만들었으면 한다.


우리, 칭찬합시다!

 

장기진 <주>애플애드벤처 대표
 

원문보기 :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50414.010300819300001